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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매일 밤
노란 줄이 그어진 공책을 꺼내
천천히 글을 씁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글.
그저 오늘 있었던 일을
그날의 기분과 함께
짧게 남깁니다.
그게 ‘일기’라는 걸
몇십 년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처음엔 그냥 심심해서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길고,
별일 없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TV도 지루하고,
뉴스도 답답하고,
책을 펼쳐도 눈이 잘 안 가더군요.
그러다 서랍에서
옛날에 쓰던 다이어리를 발견했습니다.
한참 전,
직장 다닐 때 몇 자 적어두었던 흔적들.
그걸 다시 보는 순간
문득 ‘한 줄이라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면, 마음이 정돈됩니다
처음엔 그냥
“오늘 김치찌개가 짜다.”
“산책 중에 개 한 마리 봤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쓰다 보니
글이 조금씩 길어지고,
생각도 자연스럽게 정리되더군요.
화가 났던 일,
서운했던 말,
감사했던 순간.
글로 적으니
그 감정들이 정리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글은 감정을 비우는 통로였습니다.
내 삶의 기록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공책이 벌써 세 권째입니다.
처음보다 글씨도 단정해졌고,
내용도 진심이 묻어납니다.
돌아보면
‘별일 없던 하루’도
글로 남기면 꽤 특별합니다.
“오늘 구름이 참 예뻤다.”
“옆집 강아지가 인사했다.”
그게 바로
삶의 온도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글은 내가 오늘을 잘 살았다는
조용한 증거가 되어줍니다.
이젠 글을 쓰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밤마다 10분,
그 시간이 제 하루의 마무리입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잘 쓴 글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나는 내 이야기를
내가 가장 잘 알아주니까요.
글쓰기는 나를 이해하는 연습이자,
내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라는 걸
이제는 확실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