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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그건 ‘전화기’라기보다 ‘작은 컴퓨터’ 같았습니다.
누르면 이상한 화면이 뜨고,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면 손가락이 엉키고,
잘못 눌러서 지워진 사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랑은 안 맞는다’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손주가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카톡으로 사진 보내줄까?”
그 질문 하나에
저는 다시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은 어렵지만, 안 되는 건 아니더라
가장 먼저 한 건
스마트폰 기본 기능부터 다시 배우는 거였습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기초반’에 등록했고,
처음 수업 날은 솔직히 쑥스러웠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뭐 하러… 싶었죠.
그런데 옆자리 분도, 앞자리 분도
저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었더라고요.
그 순간,
‘나만 어려운 게 아니구나’ 하고 안심이 됐습니다.
조금씩 배우고 반복하니
카카오톡도 보내고, 사진도 받고,
요즘은 유튜브로 운동 영상까지 봅니다.
손주와의 대화가 달라졌다
스마트폰을 배운 후
가장 큰 변화는 ‘대화’였습니다.
이전에는 손주가 뭘 말해도
무슨 말인지 몰라 대꾸를 못 했죠.
그런데 지금은
“너 요즘 무슨 게임해?”
“네가 찍은 사진 좀 보여줘”
이렇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주가
“할아버지도 이거 해봐요” 하고 알려주는 모습에
뿌듯함이 밀려오더군요.
디지털 기기는
세대 간 대화의 다리 역할을 해줍니다.
기술은 두려움보다 호기심으로 시작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실수할까 봐’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배우며 알게 된 건
‘기계는 망가뜨리기보다 꺼버리면 해결된다’는 거였습니다.
겁나지 말고 눌러보면 됩니다.
설정이 꼬이면
다시 원래대로 돌릴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디지털 시대를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늦게라도 천천히 배워서
나가 이 시대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게
더 멋진 일 아닐까요?
이젠 내가 먼저 알려주는 날도 옵니다
며느리가 물어봤습니다.
“아버님, 영상통화 어떻게 하셨어요?”
그 순간,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이제는 모임 연락도,
사진 공유도,
기차 예매도
스스로 합니다.
나이 탓하지 않고,
도전한 내 자신에게
요즘은 “참 잘했다”라고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