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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자존감 회복: 스스로를 다시 존중하게 된 계기

실버리더 2025. 6. 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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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나 없이 안 돌아가는 세상’처럼 살았어요.
가정에선 아버지였고,
회사에선 직함으로 불렸죠.
바쁘고, 필요하고, 존중받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퇴직 후,
어느 날 갑자기 그 모든 역할에서 빠져나오니
나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더군요.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았고,
내가 뭔가를 말해도
세상은 귀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어요.
자존감이란 게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걸요.

 

내가 나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사람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건
정말 무섭고도 조용한 일입니다.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이 나이에 뭘 새로 시작하겠어.’
‘애들이 바쁜데, 괜히 귀찮게 하지 말자.’

이런 말들을 제 스스로에게 계속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누가 나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제가 저를 제일 가혹하게 보고 있었던 거죠.

그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걸 알게 된 순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나 자신에게 다시 말을 걸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건 일기 쓰기였습니다.
거창하지 않았어요.
“오늘도 해가 떴다.”
“오전엔 밥을 챙겨 먹었다.”
“산책 중에 라일락 냄새가 좋았다.”

이런 단순한 문장들이
어느 순간 저한테 다시 말을 거는 느낌이었어요.
‘너 잘하고 있어.’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살았구나.’

그게 쌓이니까,
내가 별거 아닌 존재가 아니라는
확신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작은 역할 하나가 나를 다시 일으켰다

동네 복지관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이 있길래
용기 내서 신청했습니다.

거기서 제 이야기를 누군가가 읽고
“참 따뜻한 표현이네요”라고 말해줬을 때,
정말 울컥했어요.

그 말 한마디에
‘내가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존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이후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죠.

사람은
누군가의 따뜻한 피드백 하나로도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산다

이젠 남이 나를 얼마나 필요로 하느냐보다
‘내가 나를 얼마나 인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잘 차려입고 거울을 보며 인사합니다.
“오늘도 멋있네.”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지만,
내가 나를 칭찬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노년기에는
자존감이 ‘세상이 나를 알아봐 주는 힘’이 아니라
‘내가 나를 지켜주는 힘’이라는 걸
하루하루 배워가고 있습니다.